
오스트리아 보덴호의 환상적인 수상 무대로 유명한 브레겐츠 페스티벌(Bregenzer Festspiele)의 작년(2025년) 메인 오페라였던 칼 마리아 폰 베버의 <마탄의 사수 (Der Freischütz)> 리뷰 글입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오페라 애호가들의 버킷리스트 1순위, 오스트리아 보덴호수 위에서 펼쳐지는 ‘브레겐츠 페스티벌’의 생생한 리뷰를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브레겐츠 페스티벌은 거대한 수상 무대(Seebühne) 디자인을 2년에 한 번씩 바꾸며 파격적인 연출을 선보이는 것으로 유명하죠. 작년이었던 2025년 시즌의 메인 무대를 장식한 작품은 바로 독일 낭만주의 오페라의 걸작, 칼 마리아 폰 베버의 <마탄의 사수>였습니다.
과연 작년 여름 보덴호수 위에서는 어떤 마법 같은 일이 벌어졌을까요?
이번 2025년 프로덕션의 무대는 그야말로 ‘역대급’이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습니다. 무대 디자이너는 숲과 겨울, 그리고 죽음의 이미지를 호수 위에 그대로 구현해 냈는데요.
물이 가득 찬 호수 한가운데에 반쯤 가라앉은 듯한 허름한 겨울 마을 집들이 솟아있고, 그 사이로 사악한 악마 ‘자미엘’을 상징하는 듯한 거대한 해골과 기괴한 나무들이 배치되어 오컬트 영화의 한 장면 같은 서늘한 분위기를 풍겼습니다. 해가 지고 보덴호의 붉은 노을이 무대 뒤로 깔리며 조명이 켜지는 순간, 객석에서는 일제히 탄성이 터져 나왔습니다.
독일의 깊은 숲속 사냥꾼들의 이야기를 다룬 만큼, 야외 수상 무대의 특성을 극한까지 활용한 액션과 연출이 압권이었습니다.
백발백중의 마탄(마법의 탄환)을 얻기 위해 영혼을 파는 주인공 ‘막스’와 그를 파멸로 이끄는 ‘카스파르’ 역의 배우들은 젖은 무대 위를 거침없이 뛰어다녔습니다. 심지어 격렬한 갈등 장면에서는 실제 호수 물속으로 몸을 던져 첨벙거리며 노래를 부르는 투혼을 보여주었죠. 스피커를 통해 야외 전역으로 울려 퍼지는 성악가들의 압도적인 성량과 비엔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정교한 연주는 거친 밤바람마저 음악의 일부로 만들었습니다.
<마탄의 사수>에서 가장 기괴하고 공포스러운 장면인 2막의 ‘늑대 골짜기’ 씬은 브레겐츠의 무대 기술력이 어디까지 왔는지를 증명했습니다.
어둠이 짙게 깔린 호수 위로 붉은 불꽃과 자욱한 연기가 피어오르고, 스펙터클한 특수효과와 미디어 파사드 기법을 활용해 사악한 유령들과 악마들이 무대 전체를 뒤덮는 연출이 펼쳐졌습니다. 야외 공연임에도 불구하고 완벽한 입체 음향 시스템 덕분에 악마의 속삭임이 마치 제 바로 귀 옆에서 들리는 듯한 소름 끼치는 몰입감을 선사했습니다.
총평: 클래식과 현대 기술이 만든 최고의 앙상블
우천 취소의 불안감을 안고 봐야 하는 야외 오페라임에도 불구하고, 왜 매년 10만 명이 넘는 관객이 이 작은 호숫가 마을로 몰려드는지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던 공연이었습니다. 작품 특유의 어두운 분위기를 보덴호수의 차가운 밤공기와 완벽하게 결합한 천재적인 프로덕션이었습니다.
참고로 브레겐츠 페스티벌은 한 작품을 2년 연속으로 올리는 전통이 있습니다. 즉, 작년에 첫선을 보였던 이 경이로운 <마탄의 사수> 무대를 올해(2026년) 여름에도 다시 한 번 만나볼 수 있다는 사실! 혹시 올해 유럽 여행을 계획하고 계신다면 이 환상적인 수상 오페라를 놓치지 마세요.
Copyright 2026 Site. All rights reserved powered by 한국슈베르트협회